자신감, 열정
나는 결국 취업을 해서 많은 경험을 쌓기로 마음을 먹게 되었다.
이것저것 사이트를 만들어 보았고, 지인의 홈페이지 제작 의뢰도 해보았으며, php로 시스템을 의뢰받아 제작해 납품도 해 보았다.
이 정도 경험과 이정도 열정이면 어디를 가서도 인정받고 일을 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사실 지금 내 나이 때에 이 정도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하려는 사람은 내 생각에 얼마나 있을까 싶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곧바로 내가 항상 일거리를 알아보던 알바몬, 알바천국을 뒤져보았다.
드문드문 개발자를 구하기는 한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취직과는 거리가 멀었다. 한 프로젝트만 한다던가, 내가 궁극적으로 작업하고 싶은 백엔드를 구성하기보다는 프론트엔드 구성이 우선이었고, 가장 큰 문제는 그들은 신입이 아닌 경력자를 원했다.
생각보다 내가 일을 할 수 있는 곳이 없었다. 사실상 패닉에 빠졌다.
대학교 중퇴자, 신입 개발자는 도대체 어디서 일을 할 수 있는 것인가..
그래서 한참 찾아보던 중, 코드스테이츠(https://www.codestates.com/)라는 굉장히 독특한 학원도 아니고 신기한 교육 프로그램을 발견했다. 기본적으로 약 3개월 기본 커리큘럼을 마치고, 3개월 정도 합숙을 하며 미친 듯이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펼쳐보는 것이다.
굉장히 참신했으며 나같이 실력은 없지만 열정이 넘치는 사람이 이 부트캠프라는 시스템을 이수한다면 정말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더더욱 땡겼던 점은 당장 돈이 없어도 선 수강 -> 취직 후 납부 방식인 We Win 결제 시스템이 존재하여 현재 공부를 하고 싶었던 본인으로서는 굉장히 마음이 끌리는 수업이었다.
다만 나에게는 여러 가지 걸림돌이 있었다.
핑계라면 핑계가 될 수 있겠지만, 군대를 기다려준 여자 친구가 있었고 군대만 끝나면 이제 자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으나 캠프로 떠나면 다시 3개월을 보지 못할 수 도 있다.
의경 당시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봤지만 군인 신분 때보다 못 본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었다.
그리고 가장 나에게 컸던 문제는 당장 돈이 필요했다. 이 이유가 가장 컸다.
당장 돈도 없었고 빨리 돈을 모으고 싶었다. 취직을 시도해보고 안된다면 해당 커리큘럼을 시작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한 나는 일단 내 실력으로 부딪혀보았다.
희망
정말 취직을 마음먹고 알아보니 알바몬이나 알바천국과 같은 알바를 모집하는 홈페이지가 아닌 '잡코리아'와 '사람인'이라는 구인구직 홈페이지가 존재했다.
그곳에는 경력을 우대하지만 신입을 모집하는 생각보다 많은 업체들이 존재했다.
신세계를 발견하고 신난 나는 내가 가고 싶은 회사의 기준을 세웠다.
1. 회사 규모는 작을수록 좋다.
2. 최소 1년은 일을 하고 싶었다.
3. 위치는 집으로부터 자가용 차를 가지고 20분 이내 거리 이내여야 한다.
4. php우대 기업을 찾는다.
이 조건을 토대로 열심히 찾아보았다. 생각보다 많은 회사들이 보였고, 입사지원 버튼을 눌렀다.
이력서 등록버튼이 있었다.
'아.. 이력서를 작성해야 하는구나'
이력서를 작성하려고 들어가니 학력란을 보고 당황스러웠다.
지금 나의 상태인 대학교 중퇴는 존재하지 않았다. 깨달았다.
사회에서 대학교 중퇴자는 결국 고졸자였다.
생각도 하지 못했던 나의 최종 학력이었다.
나는 고등학생 때 성적도 괜찮았고, 재수까지 해서 먼길 돌아 대학교에 입학을 하였고, 대학교에서도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했는데도 아무 쓸모가 없었다.
취직을 할 때 나를 어필할 수 있는 도구 하나가 오히려 나를 바닷속으로 끌고 들어가는 암울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나는 2년 반을 대학교를 더 다니며 시간과 돈을 더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아무리 고졸 학력이지만 나를 어필을 할 필요가 있었다.
일단 포트폴리오에 내가 만든 게임 정보 사이트, 코인 정보제공 사이트, php로 제작한 의뢰받았던 사이트 등 모두 작성을 하였고, 나의 자기소개서를 열심히 작성했다.
TMI지만 고등학생 때 대입을 위해 작성하던 자기소개서는 정말 내용 늘리기가 힘들었지만, 지금의 나는 이 일을 하기 위해 생각보다 많은 준비가 되어있었고, 많은 경험을 해 보았으며, 엄청 큰 열정을 가지고 있었기에 너무 쉽게 1000자 이상을 작성하였다.
아무리 세부 내용이 알차다고 한들, 인사담당자가 고졸학력인 내 이력서를 안 보면 그만 아닌가.
노심초사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력서 제목부터 남다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나는 한참을 고심한 끝에 이력서 제목을 이렇게 정했다.
'대학 중퇴한 이유가 있습니다. 열정 넘치는 젊은 청년이 지원합니다!'
이게 내 이력서 제목이다. 내 진심을 담은 이력서 제목이었다.
이렇게 이력서를 작성하고 입사지원을 하려고 공고문을 다시 확인해보니 학력조건들이 존재했다. 아무래도 학력이라는 부분에 충격을 받고서 보이게 된 것 같다.
상당수의 회사에서는 대졸, 대졸 예정자를 모집한다고 적혀있었다. 물론 학력 무관인 회사도 존재했지만 반반 비율이었던 것 같다.
고졸 신분이지만 패기 넘치는 나는 그냥 모든 회사에 입사지원을 넣었다. 아무리 내가 준비되어있다고 한들, 면접 기회조차 오지 않는다면 어차피 다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이었다. 약 30곳 정도 입사지원을 한 것 같았다. 그리고 하나둘씩 나의 이력서를 열람했다는 알림이 떴다.
두근두근, 연락이 오면 무슨 말을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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